대학생 때 게임 제작 관련 공부를 하던 시절이었다.
동호회에서 게임 제작 관련 내용을 가르쳐 주던 선배 한분이
영화 산업을 예시로 이야기했던 내용이었다.
사실인지 모르지만, 그때 선배가 했던 말은
영화 산업 초기에 영화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를 먼저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이 영화를 만들기 위한 기술이었다는 내용이었다.
이제는 시간이 흘러 영화를 만들기 위해 카메라를 만들지 않고,
어떤 영화를 만들면 좋을지 논의하는 단계부터 시작한다.
그러니 지금은 게임을 만들기 위해 게임 엔진 기본 기능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을 하지만,
머지않아, 게임을 만들기 위해 엔진을 만들지 않고,
상용엔진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황이 될 것이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 시기가 오면 엔진프로그래머는 남아 있을까? 게임만 만드는 프로그래머만 남아있을까?
이런 의문을 남긴 체 대화는 마무리되었다.
그로부터 꽤 많은 시간이 흘렀고,
대부분의 회사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상용엔진을 선택하고
게임 제작을 빠르게 시작하는 시대가 되었다.
게임회사가 대부분 자체 엔진을 만들고 상용엔진이 생기기 시작하던 과도기에는
상용엔진이 비싸기만 하고, 기능이 부실했었다.
그러다 보니 게임엔진 회사는 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실제로 반짝하고 사라지는 게임엔진 회사도 있었다.
이제는 상용엔진이 많은 노하우를 축적해서 상용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엔진프로그래머는 어떻게 되었을까?
여전히 엔진프로그래머는 존재하지만, 엔진 튜닝이 필요한 소수의 회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회사는 엔진프로그래머를 두지 않고, 필요해도 소수의 인원만 운영되는 상황이다.
2024년 현재 한국 게임회사는 대부분
게임 콘텐츠와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그래머들이 프로그램팀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이다.
미래는 상상해 보면, 게임 콘텐츠와 시스템을 만드는 프로그래머들도 현재의 엔진 프로그래머처럼
필요 인원이 점점 줄어들 가기 시작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게임 콘텐츠와 시스템을 편하고 빠르게 만들기 위한 도구들이 늘어나고
게임 자체를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한 시도가 예전부터 있어왔지만,
현재까지 잘 되지는 않았다.
시간이 더 흐르고, AI 가 더욱 발전하면 게임 콘텐츠, 시스템 프로그래머는 줄어들 여지가 있다.
AI 툴이 전문가가 보기에 아직 미흡한 점이 많고, AI를 사용하면서 작업 효율을 높이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AI 툴을 사용하며, 불완전하다는 언급과 사용 자체가 AI를 점점 더 좋게 만들고 있다.
미래에 이 글을 다시 볼 때, 어떤 상황에서 이 글을 보게 될지 궁금해진다.
타임캡슐을 열어보는 느낌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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